1427화. 죄수 (2)
한편, 서재에 있는 진남왕의 심정 또한 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그는 생각할수록 초조해서 아예 몸을 일으켜 창문 앞으로 걸어가 바람을 쐬었다.
“왕야.”
이때, 길경이 느릿느릿 서재로 들어와 창문 앞에 서 있는 진남왕을 향해 무릎을 굽히고 보고했다.
“세자비께서 잠시 본채를 봉쇄하겠다고 왕야께 보고하라 하셨습니다.”
세자비는 아무 이유도 없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진남왕이 눈썹을 치켜세우고 물었다.
“무슨 일이냐?”
길경은 아기 옷과 관련된 사건을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진남왕도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비틀거릴 뻔했다. 그는 얼른 창틀을 손으로 짚고, 힘을 줘서 몸을 지탱한 다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여인의 마음이 제일 독하구나. 여인의 마음이 제일 독해…….”
이전에는 소방 씨가 그랬고 뒤에는 안씨가 그랬다. 이 두 여인은 겉으로 보면 온순하고 아름다운데, 사실은 독사 같은 마음씨를 지니고 있었다.
‘정말 다행이구나. 이번에 혁이 그 불효자식이 제때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또 그런 악독한 여인이 우리 왕부에 들어왔겠지. 그건 내 보배 같은 손자를 해치는 짓과 다름없지 않은가? 게다가 천연두는 전염성이 있는 병이라서 자칫하면 나뿐만 아니라 세자비도, 그리고 왕부 사람들도 다 같이 전염될 수 있다…….’
진남왕의 어두워진 얼굴에서는 당장이라도 먹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그는 그다음을 상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이 자리에 안지화가 있었더라면, 그녀의 심장을 도려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진남왕이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려 길경에게 물었다.
“세자비는 무사하냐?”
길경이 냉큼 대답했다.
“예. 그리고 세자비께서는 저희에게 본채를 청소하고, 오늘 본채에 드나들었던 하인들을 전부 다 장원으로 보내 열흘 동안 머물게 하면서 아무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한 후에 왕부로 데려오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세자비의 측근 여종들도 예외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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