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1화. 승리를 안고 돌아갈 때 (1)
잠시 후, 다시 창문을 넘어 돌아온 소사가 품에 흰 비둘기를 안고 촛농으로 봉해져 있는 작은 죽통을 빼내 관어백의 손에 전달했다.
곧이어 소회도 날아왔다. 그러나 소회는 방 안까지 들어오지는 않고, 창밖에 심어진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아 방 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소사도 소회를 보지 않고 관어백에게 확실하다는 것처럼 말했다.
“후야, 남량 쪽에서 온 서신입니다.”
구구-!
마치 소사의 말에 호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흰 비둘기가 가볍게 울음소리를 내고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소사 쪽으로 더욱 바짝 붙이며 움츠렸다.
비둘기는 창밖에 있는 그 공포스럽고 냉랭한 눈빛을 피하고 싶었다. 아까는 정말로 놀라서 명줄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관어백은 죽통에서 빠르게 견지를 꺼내 펼치더니, 빠른 속도로 내용을 읽고 입가에 맑고 옅은 미소를 띠었다.
이 비둘기는 소혁 쪽에서 보내온 전서구였다.
견지에는 용과 봉황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웅장한 필체로 글 한 줄이 쓰여 있었다.
「오려성(烏藜城)은 무너졌고, 남량왕을 생포했다.」
오려성은 남량의 도성이다. 12월에 소혁은 이미 군대를 이끌고 오려성 밑까지 도달했지만 계속 공성을 미루고 있었다.
그는 오려성 주변에 있는 모든 성들을 전부 쓸어버리고 난 뒤에서야 사흘 전에 정식적으로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전고를 울렸다.
그리고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오려성이 무너졌다.
남량국이 멸망한 것이다.
소사는 흰 비둘기를 품에 안은 채 서재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소회의 시선을 피해 어느 단지에 들어 있던 곡식 낟알을 조금 집어 탁자 위에 뿌려 준 뒤 비둘기가 알아서 먹게 했다.
바스스스-!
나뭇가지에 달린 나뭇잎들이 서로 마찰하면서 나는 소리와 함께 날갯짓하는 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왔다.
곧이어 소회가 금세 창틀 위에 내려앉아 날카로운 눈으로 관어백을 먼저 쳐다봤다가 다시 소사를 바라봤다. 아니, 어쩌면 소사 옆에 있는 통통한 비둘기를 본 것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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