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0화. 봉호를 내리다 (2)
집사 어멈이 두 사람을 공주부 후화원까지 안내했을 때, 마침 영양 대장공주와 부 큰부인은 호숫가에 있는 정자 안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정자까지는 두 사람이 있는 곳에서 몇십 장 정도 떨어져 있었다.
정자 안에는 많은 긴 탁자와 권의들이 가지런히 자리해 있었고, 부인과 규수들이 그 앞에 앉아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녀들은 한능부가 온 걸 보자마자, 일제히 한능부를 보고 자기들끼리 소곤거렸다.
백모소는 많은 부인들이 평가하는 눈빛으로 아이를 품고 있는 자신의 배를 바라보고 있단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한능부가 백모소의 손을 잡고 정자로 들어가 영양 대장공주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자, 다른 집사어멈이 공손한 태도로 한능부를 바깥채로 안내했다. 그리고 백모소는 여종들의 안내를 받으며 긴 탁자 앞에 앉게 되었다.
백모소는 앞으로 걸어가면서 주변을 쓱 둘러봤다가 먼발치에서 원옥이와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운안을 본 순간 눈을 번뜩였다.
백모소는 현재 종3품 군왕 측비였다.
이 넓은 황도 땅에서 백모소의 품계는 높은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낮은 편에 속하지도 않았다. 그 때문에 그녀가 탁자 앞에 다가갔을 때, 그녀보다 품계가 낮은 부인들과 규수들이 서둘러 몸을 일으켜 그녀를 향해 예를 올렸다.
백모소는 미소를 머금고 그녀들과 인사를 했지만, 속으로는 눈앞의 사람들을 비웃고 있었다.
‘이것들은 권세 있는 자에게 아부하며 빌붙는 소인배에 불과해. 내가 지금도 아직 아버지를 여읜 백씨 가문의 딸이었으면, 이것들이 지금처럼 나랑 한 마디라도 더하려고 애를 썼을까?’
백모소는 그녀들과 대충 의례적인 인사말을 나눈 후, 몇십 장 밖에 놓인 탁자 옆에 있는 부운안과 원옥이에게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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