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3화. 아낌없는 총애
그리고 어느 날 오후.
서재 안에서 소혁은 이제 막 한 무더기 쌓여 있던 공문서들을 끝까지 다 처리한 후 허리를 쫙 펴며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창밖에서 희미하게 독수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소혁은 일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아니겠지?’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소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멀리 내다봤다.
구름 한 점 없는 드넓은 푸른 하늘에 독수리가 높이 날고 있는 모습이 흐릿하게 눈에 들어왔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검은 점으로밖에 안 보였지만, 그 독수리는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간간이 내는 울음소리가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여전히 그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소혁은 이미 의심할 바 없이 확신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맑고 우렁찬 휘파람 소리를 냈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공중에 날고 있던 독수리가 소혁이 있는 방향을 정확히 목표로 삼고 두 날개를 활짝 펼쳐 점점 지상으로 내려오다가 순식간에 서재 밖 뜰 안까지 급강하했다.
“소회야!”
소혁이 얼굴에 웃음꽃을 활짝 피운 채 오른팔을 뻗자, 소회가 그의 오른팔에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그 소리를 듣고 온 죽자는 눈앞의 상황이 조금 믿기지가 않아 눈을 비볐다가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세자, 소…… 소회가 여긴 어떻게 온 겁니까?”
“소회만 온 게 아니다.”
소혁은 반들반들 윤기 나는 소회의 회색 털을 쓰다듬으면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며칠 전 남궁월이 보낸 서신이 도착했었다. 긴 서신의 절반은 소회가 갈수록 버릇이 없어지다 못해, 온종일 관어백을 따라갔다가 돌아오기까지 했다고 고자질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지금 보니 소회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게 아니었다. 오늘도 이렇게 ‘제멋대로’ 안정성까지 날아왔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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