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7화. 논죄 (2)
남궁월은 소회가 물고 있는 아주 조그마한 대통을 건네받았다. 이건 분명히 전서구의 다리에 묶어 쓰는 대통이었다.
그에 남궁월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도 소회가 최근 들어 전서구를 쫓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처럼 전서구의 다리에 묶여 있던 대통까지 빼앗아올 줄은 몰랐다.
이때 뒤쪽에 있는 오동나무에서 또다시 바스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백훼가 경계하는 눈으로 쳐다보고는, 표정을 구기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사, 이 무례한 것! 여긴 안채라고!”
소사가 이곳에 있는 걸 남들이 보기라도 하면, 대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어느새 오동나무 위에는 푸른색 무사복을 입은 소사가 나타나 있었다. 그는 마치 평지에 발을 딛고 있는 것처럼 튼튼한 나뭇가지 위에서 여유롭게 서서, 백훼의 말에도 조금도 개의치 않는 것처럼 무표정한 얼굴을 드러냈다.
소사는 자신이 소리 낸 게 아니라는 듯 백훼의 말을 간단히 무시했다.
그러곤 무표정으로 소회를 한번 쳐다본 후, 남궁월을 향해 손을 뻗으면서 한 마디를 내뱉었다.
“돌려주십시오.”
화미는 남궁월의 손에 들려 있는 대통을 봤다가, 다시 소회를 봤다가 다시 소사를 본 후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
이내 화미가 소사를 보며 물었다.
“설마 이 대통은 소회가 청운오에서 빼앗…… 아니, 가져온 건가요?”
소사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가로젓지도 않고, 그저 남궁월을 보며 간결하게 아까 했던 말만 반복해서 말했다.
“돌려주십시오.”
남궁월은 눈썹을 꿈틀거리면서 화미에게 대통을 넘겨주었다. 이내 화미가 대통을 소사에게 넘겨주려는데, 갑자기 소회가 날개를 퍼덕이더니 창가에서 하늘로 날아올라 먼발치에 있는 계화나무 위로 올라갔다.
자기가 주인에게 준 걸, 왜 저놈에게 주느냐고 말없이 항의하는 것만 같았다.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