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화. 불복 (1)
이운기는 조금도 움츠러든 기색 없이 당청홍을 바라봤다. 당청홍이 이끄는 병사들은 전부 다 갑옷을 입은데다 무척 훈련이 잘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상명하복을 잘 지켰다.
이것만 봐도 눈앞의 저 병사들이 평범한 호위병들이라 아니라, 남강의 정규군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정규군이 왜 우리 앞을 막는 거지? 순찰 때문이라면 그건 관아의 소관이지, 정규군이 할 일이 아닐 텐데. 설마…….’
이운기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들어 혼자 추측해 봤다.
‘설마 진남왕이 안일후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위풍을 부리려고 일부러 저자들을 보낸 건가?’
모든 걸 알게 됐다고 생각한 이운기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물었다.
“당신들이야말로 누구시오?”
이운기의 말투를 들어보니, 당청홍은 그가 남강 사람이 아니라는 걸 바로 깨달았다. 그래서 눈앞의 사람들이 더욱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당청홍이 손을 까딱 움직이자, 호위병들이 재빨리 앞에 있던 행렬 주변을 포위했다.
당청홍이 말했다.
“쓸데없는 말 할 필요 없이, 관아로 가 자세히 따져보는 게 좋겠소!”
관아로 가서 자세히 따져 보자니? 그럼 관아로 가야 한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당청홍은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운기는 자신의 추측이 맞다는 확신을 가졌다.
‘진남왕이 안일후에게 위풍을 부리려고 하는구나! 안일후는 이 일을 어찌 처리하시려나?’
이운기가 성지를 받고 안일후를 따라 남강으로 가기 전, 황제는 그를 궁 안으로 불러들여 밀지를 내렸었다.
이운기의 이번 임무는 단순히 안일후의 안위를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황제는 그에게 안일후와 진남왕이 결맹을 맺는지 감시하고, 만약 이상한 조짐이 보이면 몰래 상주서를 보낼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이운기는 당연히 황명을 따랐다.
그런데 예상외로 진남왕은 결맹을 맺을 기회를 내던지고 안일후 앞에서 위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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