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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화. 우 이낭

1003화. 우 이낭

잠시 후, 침향색 여의무늬 배자를 입은 집사어멈이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은 저녁인데도 날씨는 여전히 좀 덥고 숨이 턱턱 막힐 정도라, 정 어멈의 이마엔 땀이 가득 맺혀 있었다.

정 어멈이 어린 여종의 안내를 받으며 방으로 들어와 보니, 놀랍게도 주인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세자비가 아니라 바로 소비였다.

정 어멈은 잠시 의아한 눈빛을 드러냈지만, 아무런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주인석에 놓인 태사의에 앉은 소비가 담담하게 정 어멈을 쳐다보며 말했다.

“새언니께서 몸이 불편하시니, 할 말이 있거든 나에게 말해.”

정 어멈은 소비를 봤을 때 대강 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막상 말로 들으니 놀라웠다.

왕부에서 오래 일한 집사어멈들 중 소비의 성격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소비는 황도에 다녀온 뒤로 예전과는 무척 달라졌다. 정 어멈도 세자비가 직접 소비에게 집안일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지금 봐도 아직 잘 믿기지가 않았다.

‘큰아가씨가 정말로 집안일을 하실 수 있을까? 세자비께서 정말로 빈틈없이 큰아가씨를 가르치시긴 했나?’

후자는 그녀 같은 집사어멈들이 평소에 늘 하는 이야깃거리였다.

꽤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부인이 세자를 올바르게 키우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세자비가 부인처럼 똑같이 소비를 올바르지 않게 키울 생각인 건 아니냐고 했고, 정 어멈도 그 말에 깊이 공감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자비는 진심으로 큰아가씨한테 대신 집안일을 처리하게 시키신 걸까? 아니면 큰아가씨가 망신당하길 원하시는 걸까?’

짧은 새에 많은 생각을 하고 있던 정 어멈은 소비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사실대로 고했다.

“아가씨, 어제 세자비께서 왕야의 생신연회를 위해 소인에게 창고에 가서 황지양채금상첨화암팔선쌍룡이병(黃地洋彩錦上添花暗八仙雙龍耳甁) 한 쌍을 찾아 화청에 배치해 두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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