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화. 촬영 속 한 발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영서는 매우 순조롭게 촬영하고 있었다. 마틴의 압력에 올랜도도 전보다 한결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 내일이면 마지막 촬영 날이 되었다.
올랜도는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영서에게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영서, 촬영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계속 같이 영화 촬영하고 싶어요…….”
영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죠. 헤어지지 않는 만남은 없다. 인연이 닿으면 나중에 같이 촬영할 기회가 또 오겠죠. 그동안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올랜도가 강한 여성을 좋아하는 것 같아, 영서는 사석에서 일부러 최대한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 보아하니 이것도 별로 소용없는 것 같았다.
영서를 쳐다보는 올랜도의 눈에 어린 열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몰랐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렬해지고 있었다.
“내일 정말…… 촬영하고 싶지 않네요.”
올랜도는 손에 든 총을 내려다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내일은 극 중에서 올랜도가 영서를 직접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이었다.
이런 스토리라는 걸 알게 된 올랜도는 찰스를 끌어안고 몇 번이나 울부짖었으며, 심지어 자신이 영서의 손에 죽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제작진들의 반대에 올랜도는 어쩔 수 없이 영서를 죽여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촬영이라 할지라도 그는 절대 영서를 죽일 수 없었다.
영서는 무심코 올랜도의 손에 들린 총을 보았다. 그러다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계속 총을 응시했다.
올랜도는 영서가 총에 관심을 보이자, 기뻐하며 영서에게 총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이건 볼레트 92F예요! 총 중의 왕이라고 할 수 있죠! 여기 몸통은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했고…….”
올랜도는 총에 비교적 관심이 많았기에 영서에게 조잘조잘 잘도 설명을 해주었다.
“봐요. 이거 가짜인데, 엄청 사실적으로 만들었어요. 내일 영서도 총 사용하는 장면 있지 않아요? 이리 와 봐요. 내가 총 잡는 법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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