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화. 잘 가르쳐서 그래
민우는 줄곧 무표정이었지만, 선웅이 주머니에 있는 토끼를 빼앗아가자 순간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지수는 애들한테 놀림을 받으면서 한마디도 못 하는 민우를 보며, 속으로 매우 즐거워하고 있었다.
“줘.”
민우는 싸늘한 얼굴로 선웅이 빼앗아간 토끼 인형을 쳐다보았다.
아까만 해도 약한 모습을 내비치던 민우가 갑자기 대담하게 굴자, 선웅은 왠지 모르게 간담이 서늘해졌다. 어쨌든 집에서 모든 사람이 선웅의 비위를 다 맞춰주었기에, 선웅은 어른들의 훈계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이내 선웅은 기가 찬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싫어, 안 줘! 어디 네가 한 번 뺏어 가 봐! 힘도 못 쓰는 약골 주제에!”
선웅은 민우를 약 올리면서 일부러 토끼 인형을 손 높이 들어 올려 민우가 가져가지 못하게끔 했다. 옆에 있던 다른 남자아이들은 민우가 놀림받는 모습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었다.
한 남자아이가 키득거리면서 말했다.
“재 좀 이따가 우는 거 아니야?”
이윽고 민우가 깊게 심호흡을 했다.
“마지막으로 말할게.”
“안 줄 거야! 야, 이러니까 화나지? 키도 작은 게! 약골 주제에!”
선웅은 통통한 손을 악의적으로 높이 치켜들고는 토끼 인형을 흔들어보였다.
그런데 이때, 조용히 무표정으로 서 있던 민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선웅의 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선웅이 반응도 하기 전에, 선웅의 귓가에는 바람 소리만이 들려왔다.
잠시 후, 민우보다 두 배 가까이 큰 선웅의 통통한 몸이 단 한 번의 발길질에 휙 날아갔다. 선웅은 바닥에 넘어지면서 먼지바람을 일으켰다.
선웅이 질겁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모든 아이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제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민우는 선웅이에게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가, 바닥에 쓰러진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웅을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차가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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