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화. 우리 아들
“엄마 오늘 저녁에 와요?”
민우가 입을 열었다.
“전화해 볼게.”
시혁은 주소록에서 ‘내 사랑’이라 저장되어 있는 번호를 한참 동안 응시하다, 이어폰을 귀에 꽂은 뒤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자기~
핸드폰 너머로 영서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서의 따뜻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시혁의 심장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게 요동쳤다. 이내 그가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말했다.
“어디에요?”
- 이제 막 일 끝났어요. 효주 씨 동생 영광이가 같이 사격 대결하자고 해서 지금 걔 만나러 가는 중이에요. 놀면서 머리 좀 식히려고요.
“민우 데리고 영서 씨 보러 가도 되나요? 민우가 보고 싶어 해요.”
- 그럼 당연히 되죠! 우리 아들 데리고 와요~
영서가 흔쾌히 말했다.
영서가 ‘우리 아들’이라고 하는 순간, 시혁은 온갖 생각이 들었다.
“알겠어요. 우리 금방 도착해요.”
- 네~
시혁은 전화를 끊고 이어폰을 귀에서 뺐다.
“우리 엄마 있는 곳으로 가요?”
민우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물어보았다.
“응.”
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혁의 대답을 듣고 민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민우가 미소를 짓는 모습은 영서와 정말 판박이였다.
이 모습을 보며 시혁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영서가 나타나 민우의 웃음이 많아지기 시작한 후, 시혁은 민우가 웃을 때의 그 눈매가 자신과 전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게다가 영서와 민우가 서로 닮았다는 말을 한두 번 들어본 게 아니었다. 예전에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시혁은 영서와 자신이 서로 운명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다른 생각은 해본 적 없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영서는 민우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상하리만큼 민우를 예뻐했다.
* * *
사격장.
한두 달 만에 영광을 다시 만났을 뿐인데, 영서는 하마터면 영광을 못 알아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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