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화. 이번엔 끝장이다
두 사람이 러닝타임이 두 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다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영서가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나쁘진 않았다.
혜금의 이 영화는 신민홍 감독의 영화보다 대본이 더 좋진 않지만, 스토리가 짜임새 있고 장르도 참신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영서도 애초에 이 영화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본도 나름 괜찮고 또 돈을 많이 쏟아 부었으니 결과물만 봐선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위험한 장면에서 대역을 쓴 티가 너무 났고 혜금의 연기도 살짝 어색했다. 이 점만 빼면 그렇게 큰 단점은 없었다.
‘홍보비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고 톱스타들도 그렇게 많이 섭외했는데, 흥행은 되겠지!’
이는 관객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의 평이었다. 영서의 시선으로 평가한다면, 사실 이 영화는 안 좋은 작품이었다. 배우들이 전심전력을 다 해 연기하지 않았다는 게 확 티가 났기 때문이었다. 여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 그리고 연기파 조연 배우들 모두 장난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해의 첫 영화인만큼 그렇게 완성도 높은 작품이 아닐지라도, 홍보와 연예인들의 명성을 빌려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영화를 만들 때 배우의 연기력, 감독, 투자자가 아닌 배우의 명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곤 했다.
“사장님, 양혜금 영화 어떤 거 같아요?”
영서가 고개를 들어 시혁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고개를 막 들었을 때, 영서는 시혁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설마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영화도 안 보고 나만 본 거야? 그래. 유 사장의 저 반응으로 이 영화에 대한 의견을 알 수 있겠어. 이 영화, 몰입도가 낮나 보다…….’
“음, 사장님, 어제 신 감독님이랑 전화할 때 감독님께서 요즘에 당신이랑……, 아, 아니 허명우랑 연락한 적 있냐고 물어보셨어요. 아마 당신한테 매니저 소개하려고 하나 봐요.”
영서가 약간 망설이며 말했다.
“나중에 내가 알아서 할게요.”
시혁이 영서를 부드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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