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화. 나중에 의지할 곳
데이비는 급하게 부인하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제가 보낸 옷들, 저번에 밀라노 패션위크 때 선보였던 피날레 옷인데요…….”
거듭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새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가차 없이 말했다.
“오죽하면 진희연이 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을까. 다른 디자인은 없어요?”
“혹시나 해서 일부러 이 옷들을 골랐는데…….”
데이비는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매우 당황한 눈치였다.
지난번에 베리타스가 수상한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베리타스의 다른 디자인을 보자 데이비는 두려운 마음이 커졌다.
어쨌든 그가 지금껏 한 디자인은 모두 훔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낮엔 명예로운 찬사를 받으며 즐거워했고, 밤엔 이 모든 것을 잃게 될까 봐 항상 두려워했었다.
그 무엇보다 걱정인 건 자신이 훔친 디자인 원고가 부족한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에 데이비는 비밀리에 사람을 모집하여 상택의 스타일을 모방했지만, 모방한 작품은 아무리 완벽하게 모방한다고 할지라도 결코 오리지널이 될 수 없었다.
‘안 돼. 저 Y라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꼭 알아내야겠어!’
데이비는 베리타스의 작품을 보면 볼수록 더 무서워졌다. 심지어 남상택의 디자인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하지만 절대 그럴 일은 없었다. 남상택은 절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저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 * *
저녁이 되어서야 패션위크가 끝이 났다. 데이비는 기분이 좋지 않아 새론을 버리고 혼자 행사장을 떠났다.
이내 그는 차에 오르려다가 무심코 맞은편 도로를 힐끗 보았다. 밤마다 생각났던 두려운 그 얼굴이 거기 있었다.
‘남…… 남상택!’
데이비는 그야말로 혼비백산했다. 그는 정말로 상택인지 끝까지 알아내려고 하였으나, 그 남성은 차에 올라타 빠르게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차가 떠난 지 한참 후에야 데이비는 냉정함을 다시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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