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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이용 가치

192화. 이용 가치

새론은 기껏해야 정봉이 오는 줄 알고 있었는데, 차에서 내린 지훈을 보자마자 그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

지금 여기 있는 차량이 시혁이 모는 자동차가 아니었다면, 새론도 시혁의 수행기사가 올거라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정봉은 시혁이 가장 신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대유그룹에서의 위치도 매우 높았다. 그리고 웬만한 일은 정봉이 나서지 않고 부하 직원들을 시켜 일을 처리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혁의 친동생인 지훈이 직접 여길 왔으리라고 새론이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유환과 영옥이 자신에게 찬사의 눈빛을 보내는 걸 보고 새론은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그녀는 전에 못 느꼈던 만족감을 느끼며, 감격에 벅차올라 지훈을 향해 걸어갔다.

“유지훈 씨…….”

유환도 가까스로 진정하고 회사의 대표 이사 위세를 지키며 침착하게 지훈에게 걸어갔다.

“유지훈 씨, 멀리까지 오셨는데 일찍이 마중 나가지 못해 미…….”

유환은 반쯤 말하면서 손을 공중으로 뻗었다.

그러나 청록색 양복을 입고 있는 지훈은 세 사람을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그들을 지나쳐, 그들의 뒤쪽을 향해 걸어갔다. 이내 그는 잘생긴 얼굴로 울먹거렸다.

“형-.”

지훈이 막 한 글자를 내뱉자마자, 영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화살촉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영서의 눈빛에 너무 놀란 지훈은 하마터면 입에서 내뱉을 뻔한 ‘형수님’이라는 단어를 꾹 삼켰다.

그러다 지훈은 어깨를 움츠러들이며 더 억울한 얼굴로 연약하게 말했다.

“영서 씨, 드디어 나오셨네요. 저 영서 씨 기다리다가 배고파 죽을 뻔했어요. 빨리 차 타요-! 사장님을 엄청 오래 기다리게 하다니, 정말 어쩌자는 건가요?”

영서를 대하는 지훈의 태도가 돌연 상사다운 태도로 급 돌변했다. 하지만 그에겐 위엄이라곤 전혀 없었다.

영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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