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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2 화



제 252 화

나 믿죠?

영서가 지훈을 찾아갔을 때 지훈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당에서 배추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영서를 보자 조금 경계하며 말했다.

“영서 씨 여기 뭐 하러 왔어요? 또 제 채소들 훔치러 왔어요?”

영서의 입가에 경련이 일어났다.

“누가 채소 훔치러 왔대요? 이번엔 제대로 된 일을 건의하러 온 거라고요.”

지훈이 물조리개를 고쳐 잡더니 영서를 흘끔 보았다.

“제대로 된 일이 뭔데요?”

영서는 지훈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친애하는 코이 왕자 씨. 저 좀 도와서 여자 한 명 좀 꼬셔주세요.”

난데없는 소리에 지훈이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저 좀 도와서 여자 한 명 좀 꼬셔달라고요.”

“여자를요? 왜요?”

영서가 막 설명을 하려는데 어느 틈에 나온 건지 시혁이 천천히 두 사람에게로 다가왔다.

“두 사람 뭐해요?”

영서는 솔직하게 어제 있었던 상황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해주었다.

“엄진호?”

시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네, 집안도 좋고 외모도 준수하잖아요. 그래서 그 여자는 엄진호를 끝까지 죽어라 물고 늘어질 거예요. 제일 좋은 방법은 그 여자한테 다른 사람이 생겨서 엄진호가 진희연한테로 돌아가는 건데, 여자를 꼬여낼 마땅한 사람이 없잖아요. 유지훈 씨가 직접 나서는 게 괜찮지 않을까 해서요.”

“쳇, 보는 눈은 있네요! 근데 제가 왜 희생을 해야 하죠? 저를 왜 함정에 빠뜨리는 거냐고요.”

“누가 지훈 씨 보고 희생하라고 그랬나요? 대본은 제가 다 쓸 거고, 그 여자를 털끝 하나 건드리는 일 절대 없을 거예요.”

지훈은 여전히 의심이 가득했다.

“어떻게 그래요? 아무런 이득도 없는데 그 여자가 미끼를 물까요?”

“미끼가 충분히 커야겠죠!”

영서가 턱을 만지며 유심히 지훈을 바라보았다.

영서의 시선 때문에 지훈은 자신이 쇼윈도의 마네킹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럼 저한테 무슨 이득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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