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화. 배웅 (1)
가나진지가 앞에 나와 형식적인 감사의 인사를 하고 황제도 이에 화답했다. 그다음 양측은 상대방에게 선물 목록을 써주고 곡도 연주했다. 그러며 대구국 사신들은 상자 하나씩을 들고 대구국의 선박으로 향했다.
하지만 묵자가 보니 가나월옥을 포함한 사신들이 대주국에서 준 선물 상자를 대하는 표정은 무척 냉담했다. 대구국은 줄곧 한인들이 오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국경을 넘어온 지 이렇게 오래됐음에도 여전히 그들은 한인들이 열등하다고 여기고 있으니, 오만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법이었다. 그러나 제멋대로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수나 있겠는가?
가나가 배에 타기 전 마지막으로 몇 마디를 하면서 한가지 청을 올렸다.
“폐하, 이번에는 머무른 시간이 너무 짧아서 옥릉의 문제는 비록 협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만, 우리 대구와 대주 사이의 백 년 안위에 대한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니 오늘 이후로도 당연히 이 약속은 지켜져야 하겠지요. 옥릉은 최근 백성들의 마음이 태자에게로 쏠려있는데, 만약 태자가 덕이 있다면 대구는 국가의 통치권을 넘겨줄 생각입니다. 옥릉은 세 나라와 서로 맞닿아 있고 국토도 크지 않아서 나라에 어려움이 생기면 우리가 돕는 것 역시 하늘의 도리를 행하는 것일진대,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 대구가 나쁜 마음을 품었다며 오해하고 있으니 정말로 편파적이지요. 모든 신들께서는 자비로우시니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대구는 여전히 옥릉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항구에서 나가면 협곡 사이에 수만 명의 대주 백성이 있을 텐데, 제가 폐하께 청하오니 적당한 사람을 선발하시어 우리 대구의 배가 가는 동안 어느 정도는 배웅해주시는 것으로 두 나라 사이의 우정을 과시하고 근거 없는 헛소문을 잠재워주십시오.”
가나의 말에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없었다. 여기는 대주의 관항이니 아무 배나 한 척 내어주어서 멋있게 길을 안내해줄 수 있었다. 문제는 누구를 보내느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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