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화. 본모습을 드러내다 (1)
묵자는 배에 오르자마자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해져서 똑바로 서있을 수가 없었다.
증해가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묵 총무, 술 마시고 취기가 올랐나보구만. 처음에는 영웅인데 나중에는 변변찮은 녀석이 된다더니, 뱃멀미라도 하는 거요?”
증해가 너무나도 꼴 보기 싫었던 취어가 막 그에게 대들려고 하는데, 묵자가 그를 말렸다.
“일은 이미 끝났으니 더 이상 떠벌릴 필요 없어요.”
묵자는 한번도 먼저 나서서 자신을 과시한 적이 없었다. 세 개의 관문 역시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 과시를 하지 않는다면 인정받을 수가 없다. 홍유도 열 수 없게 되고 10년 계약 역시 종신계약으로 바뀌고 만다. 비록 묵자는 자신이 자유를 얻기 위한 집착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우습게 보인다고 할지라도, 기왕이면 1년 안에 5천냥 은자를 벌자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왜 이 독립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겠는가? 밖에는 아직도 호시탐탐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이도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민송이 외쳐준 것은 묵 형이 아니라 홍유였다. 홍유는 유명해졌다. 어쨌든 열 명 중 아홉 명은 직원이 아닌 누가 주인장인지에 대해 더 흥미를 갖고 있었다. 묵자가 원했던 것은 민유 어르신과 같은 업계 종사자들의 인정을 받는 것뿐이었다.
“묵삼, 낯빛이 창백해 보이는구먼. 이전의 부상이 재발한 건가?”
민 어르신이 다정하게 물어보았다.
“내가 함께 온 의원에게 한번 봐달라고 하겠네. 어떤가?”
묵자는 어깨 절반에 이미 감각이 없었지만, 억지로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여인의 몸이라는 것을 들킨다더라도 이를 당연히 깔끔하게 인정할테지만, 스스로 밝혀야 한다면 믿는 사람에게만 말하고 싶었다.
“민유 어르신, 그저 피곤할 뿐입니다. 내려가서 옷 갈아입고 쉬어도 되겠습니까?”
민씨 가문의 좋은 약을 쓴다면 아마 한숨 자고 일어나면 좋아질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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