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마지막의 마지막에 우는 자 (下)
제완은 마치 자신만의 세상 속에 사는 것만 같았다. 영조운의 다정함과 정성이 지극했으나 그녀는 미동조차 없었다. 원래부터 사랑하지도 않았던 사람인 데다가 이제는 그에게 지독히도 실망했지 않은가.
두 사람이 이렇듯 점점 더 멀어져가는 데도 제여 또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비록 영조운이 더는 매일같이 제완의 곁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그의 마음은 여전히 그 빌어먹을 제완에게 향해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정실을 거들떠보지도 않을뿐더러, 시종 한껏 굳은 얼굴로 대하고 있었다.
제여는 영조운이 자신을 미워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신이 제완의 아이를 죽인 것과 더불어 하필 이런 때에 회임한 자신이 한없이 미운 듯했다.
그러나 제완이 영조운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고 있는 걸 제여가 어찌 가만히 보고만 있겠는가.
그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제완이 앞선 2년 동안 줄곧 밖에 나가 어떤 사내를 만났다는 걸 알아냈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파봐도 그 사내가 누군지는 끝내 알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사실만 해도 제여는 이미 미친 듯이 행복했다.
그녀는 제완이 부녀자의 도리를 어겼다는 이유를 대며 건장한 몇몇 어멈들에게 제완을 정원으로 끌고 오라고 명했다. 집안의 모든 하인이 소곤대고 있는 상황에서 제완에게 대놓고 외도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제완은 차갑고도 파리한 눈동자로, 짐짓 단아하고도 고고한 척하는 제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 제여를 향해 다가갔고, 이내 나지막이 웃어 보였다. 그런 그녀에게서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풍아함과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왔다.
“네가 이렇게 하면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제여, 너 너무 순진하구나.”
“이 년을 때려라! 죽을 때까지 마구 때려!”
제여는 치미는 부아를 억누르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그러나 제완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냉랭히 그녀를 응시하며 웃어 보였다.
“바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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