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화. 알고 보니
한 시진(*2시간) 정도가 지난 뒤, 백훼가 침향과 함께 돌아왔다.
제완은 침향을 아주 자세히 뜯어봤다. 오늘 옅은 색 치마에 연초록색 비단 상의를 입었으며, 낯빛은 백옥처럼 하야면서도 보기 좋게 혈색이 돌고 있었다. 하인이었던 때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침향은 육황자부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는 듯했다.
“소부인.”
침향은 습관적으로 제완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러자 제완은 그녀의 두 손을 붙잡으며 활짝 웃어 보였다.
“당시에 내가 네 매매 계약서를 없애 버렸었으니, 너랑 나는 원래부터 주인과 시녀 사이가 아니었는걸. 너 또한 본래는 대갓집의 규수였고. 이제는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됐으니, 난 정말로 너무 기뻐. 그리고 축하해.”
침향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녀는 평생 부친의 억울함을 풀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끝내는 이런 날이 오다니. 이는 모두 제완이 당시 금주성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이니, 그녀는 제완에게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저의 마음속에서 소부인께서는 영원한 제 소부인입니다.”
“이 얘긴 이제 그만하자. 육황자부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 좀 해 봐.”
제완은 그녀를 데려와 앉혔고, 백훼는 알아서 눈치껏 물러갔다.
“육황자께서 저에게 아주 많이 잘해주세요. 저를 능가의 저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침향이 말하자, 제완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육황자께서 정말로 너한테 잘해주셔?”
침향의 뺨은 절로 발개졌다. 이윽고 위용 넘치는 그 웅건한 사내가 머릿속에 떠오른 그녀는 가뿐한 목소리로 답했다.
“태자 전하는 참으로 관용이 넘치시는 분으로, 누구에게든 다 잘해주십니다.”
제완은 이미 이 모든 걸 다 겪은 사람인데, 침향의 반응을 보고 어찌 눈치채지 못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육황자는 침향에게 그런 마음이 없는 게 확실해 보였다. 아니면 침향이 너무 무뎌서 그걸 알아채지 못하는 걸까?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