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화. 홍소(紅素) 낭자
태자가 사람을 시켜 오 세자를 암살했다는 소문은 역시 매우 빠르게 이곳저곳으로 퍼져 나갔다. 제정광은 제완의 예상대로 태자가 그런 일을 했을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심지어는 직접 여남후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유언비어를 믿지 말라고 하며, 누군가가 일부러 태자를 모해하기 위해 함정을 판 것이라고 했다.
이 소문이 막 퍼져 나가기 시작했을 때, 제여는 아직 금주성으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다.
이때 그 기루 여인이 막 경도에 도착했다. 제완은 그녀의 존재가 혹여라도 태자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그녀를 잘 숨겨달라고 관가장의 사람들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변장한 뒤 그녀를 찾아가려 했다.
하지만 조언옥은 그 사람이 기루의 여인이니, 제완 혼자 보러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무조건 함께 가겠다고 나섰다.
제완은 그에게 자신은 이미 사내로 변장했는데, 굳이 명성에 해가 갈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 괜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관가장 사람들은 이 여인을 성안으로 데려오는 대신, 성 밖에 있는 작은 마을 안에 지낼 곳을 마련해줬다. 이는 태자뿐 아니라 사황자의 사람들이 이 여인을 발견할 가능성까지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제완은 그녀를 대면하자마자 그 미모에 화들짝 놀라 버렸다. 이 기루 여인의 이름은 홍소(紅素)로, 요염하고 아리따운 엄청난 미인이었고, 여남후가 쑥대밭을 만들어 버린 그 기루의 명기(名妓)였다.
홍소는 그날 오 세자가 기루 전체를 빌리고 낭자들을 몇이나 불러 술 시중을 들게 했다고 하였다. 기루의 여주인은 이내 오 세자가 보통 인물이 아님을 눈치챘고, 특별히 예기(藝妓)인 홍소까지 자리에 부른 것이었다. 오 세자는 홍소를 보자마자 넋이 나가서는, 다른 기생들을 더는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즉시 홍소를 그의 방으로 데려가 시중들게 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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