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화. 착수하다
“그 늙다리의 생각은 곧 태후 마마의 뜻이다. 태후 마마의 생각은 나 역시도 깊이 알지 못하고.”
노태야가 말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태국구 대인과 태후 마마께서는 왜 갑자기 저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신 것입니까?”
제완은 순식간에 뇌가 멈춰버린 느낌이었다.
노태야는 한숨을 툭 내뱉었다.
“이는 내가 이미 거절했다. 황실의 며느리 노릇 하기가 쉬운 것이 아니야. 그러나 내가 염려하는 건, 태자 전하가 이번에 교지를 내려달라 간청했으니, 혹여라도 폐하께서 곧바로 육황자 전하와 너의 혼인을 사사하실지도 모를 거라는 점이다.”
“할아버님!”
제완의 얼굴은 한순간에 하얗게 질렸다. 태자의 양제가 되는 것과 육황자에게 시집가는 건 분명 다른 일이긴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까지 후궁 중 한 명이 될 거라는 생각을 꿈에서조차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을 모해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모해를 당하는 그런 나날들을 절대로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완아, 만약 네 어미가 제가의 적자를 낳는다면, 넌 네 아비를 조정에서 멀어지게 할 방법을 생각해 보거라. 무슨 수를 써서든, 아예 경도를 떠나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게다.”
노태야의 목소리는 한순간에 몇 년은 더 늙어버린 것처럼 푹 잠겨 있었다. 그의 얼굴엔 어찌할 수 없는 번뇌가 서려 있었다.
“내 너를 조언옥에게 시집보내, 그 아이에게 널 도우라 하려 한다…….”
이에 제완은 무표정한 얼굴로 노태야를 가만히 쳐다봤고, 아주 오랜 뒤에야 완고한 어투로 말했다.
“싫습니다!”
“뭐가 싫다는 것이냐? 네 부친이 조정을 떠나게 하는 게 싫은 게야? 아니면 조언옥에게 시집가기 싫다는 게야?”
노태야가 물었다.
“제가 왜 조 공자에게 시집가야 합니까? 그리고, 아버지는 동의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제완이 영 언짢다는 듯 반박하자, 노태야가 웃으며 말했다.
“네 혼사는 내가 정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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