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누가 널 괴롭히면 내가 되갚아줄게 (2)
사릉고홍의 웃는 얼굴을 보고 당염원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당염원은 지연백화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에서 약력이 끊임없이 솟아 나와 그것을 완전히 감싸 주었다. 해저 화산 전체가 잠시 멈춘 듯하더니 천천히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릉고홍은 지면의 진동을 느꼈다. 당염원을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가 깊어졌다. 당염원은 이미 눈을 감고 있었다. 지연백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발을 한 번 디디자, 사릉고홍은 곧장 해저 화산을 빠져나와 뱀 괴물이 있는 곳으로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좁은 틈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몰랐군. 이 뜨거운 열기는 도대체 뭐지?”
“땅이 갑자기 진동하는데, 무슨 보물이라도 나온 거 아니야?”
“방금 무은소주가 이쪽으로 왔는데, 설마 무은소주 일행들이 이러는 건 아니겠지?”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이 온통 고요해졌다. 사람들이 바닷물 속에 고요히 서 있는 사릉고홍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소매가 넓은 얇은 겉옷을 입고 있었다. 검은 머리칼이 물속에서 실오라기처럼 얽혀 있었지만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수려한 외모와 눈동자는 이 무풍해역의 바닷물보다 더 고요하고 깊었다. 가만히 서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그림처럼 해저의 선인을 연상케 했다.
이곳에 온 모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입을 다물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많은 여인들은 이미 그의 모습에 넋이 나가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차린 뒤 당염원이 연회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뜨거운 마음속은 마치 얼음물에 잔뜩 젖은 것처럼 무척 답답했다.
“무은소주, 이게 뭐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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