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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a
Classificações insuficientes
756 Chs

93화. 누가 널 괴롭히면 내가 되갚아줄게 (2)

93화. 누가 널 괴롭히면 내가 되갚아줄게 (2)

사릉고홍의 웃는 얼굴을 보고 당염원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당염원은 지연백화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에서 약력이 끊임없이 솟아 나와 그것을 완전히 감싸 주었다. 해저 화산 전체가 잠시 멈춘 듯하더니 천천히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릉고홍은 지면의 진동을 느꼈다. 당염원을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가 깊어졌다. 당염원은 이미 눈을 감고 있었다. 지연백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발을 한 번 디디자, 사릉고홍은 곧장 해저 화산을 빠져나와 뱀 괴물이 있는 곳으로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좁은 틈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몰랐군. 이 뜨거운 열기는 도대체 뭐지?”

“땅이 갑자기 진동하는데, 무슨 보물이라도 나온 거 아니야?”

“방금 무은소주가 이쪽으로 왔는데, 설마 무은소주 일행들이 이러는 건 아니겠지?”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이 온통 고요해졌다. 사람들이 바닷물 속에 고요히 서 있는 사릉고홍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소매가 넓은 얇은 겉옷을 입고 있었다. 검은 머리칼이 물속에서 실오라기처럼 얽혀 있었지만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수려한 외모와 눈동자는 이 무풍해역의 바닷물보다 더 고요하고 깊었다. 가만히 서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그림처럼 해저의 선인을 연상케 했다.

이곳에 온 모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입을 다물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많은 여인들은 이미 그의 모습에 넋이 나가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차린 뒤 당염원이 연회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뜨거운 마음속은 마치 얼음물에 잔뜩 젖은 것처럼 무척 답답했다.

“무은소주, 이게 뭐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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