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옛 벗을 만나다 (3)
당염원은 한 손으로 사릉고홍의 허리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볼을 쓰다듬고 있는 그의 기다란 손가락을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꽃처럼 예쁜 미소로 사릉고홍을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런데 고홍이 이렇게 만져 주니 하나도 안 아파요.”
사릉고홍은 순간 정신을 잃은 것처럼 멍해졌다. 그러다 이내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숨결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조금 가라앉았다. 그의 두 눈동자는 당염원을 떠나 다른 곳을 향했다.
당염원은 자신도 모르게 사릉고홍에게 바짝 다가가서 그의 몸이 더 뜨거워지도록 만들었다. 이내 당염원이 그에게 기대어 선 채 말했다.
“고홍, 돌아가요.”
“저자는?”
사릉고홍이 당교지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나중에 벌하면 돼요.”
그런 뒤 당염원은 한 손으로 당교지의 품에 안긴 짐승을 가리키면서 뱀 괴물을 향해 말했다.
“물어.”
지금 복수하지 않더라도, 맛보기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당교지가 저 짐승을 꽤나 좋아하는 것 같으니 저것이 죽으면 퍽 괴로울 것이다.
그러자 뱀 괴물은 날렵하게 꼬리를 휘둘렀고, 곧 당교지에게 달려들었다. 목표물은 결코 당교지의 품에 안긴 짐승만이 아니었다. 그 안엔 당교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염원이 했던 말에서 뱀은 저 여인이 자신의 주인인 당염원의 원수라는 걸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주인님의 원수인데 당연히 혼을 내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하면 주인님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실 터!
뱀의 꼬리는 여러 잔상들을 띠면서 날아갔다. 눈이 휘둥그레진 당교지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내 그녀는 이를 악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옆에 있던 궁근묵이 재빨리 공격을 가했다. 그가 소매를 휘두르는 사이, 당교지의 품에 있던 짐승이 그녀의 손을 벗어나 뱀 꼬리에 부딪혔다.
어린 짐승은 울부짖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입을 떡 벌린 채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서 땅바닥에 쓰러졌다.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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