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화. 그가 오다 (2)
자신을 훑어보는 위벽혜의 시선을 느낀 당염원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고홍이 없으니 옷을 제대로 챙겨 입을 수 없어서요.”
게다가 스스로 챙겨 입고 싶지도 않았다.
“…….”
위벽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당염원은 다 큰 어른이었으니 배우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스스로 옷도 입지 못할 리 없었다. 아예 배울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게다가 선인의 수단을 생각해도 그랬다. 일부 선인들은 아예 스스로 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다. 피를 흘려 주인으로 인식시키기만 하면 스스로 인체에 녹아드는 종류의 옷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벽혜가 막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복숭아 숲을 걷던 고구생이 어렴풋이 그녀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나 길을 걷다 먼저 마주친 것은 복숭아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사릉무사였다.
“아저씨, 좋은 아침이에요!”
사릉무사가 그를 향해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함께 앉아 있는 당염원과 위벽혜를 바라보고 있던 고구생이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째서 함께 어울리지 않고요?”
사릉무사가 말했다.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다른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니까요. 여인들끼리 할 이야기도 있는 법이니 사내인 제가 가는 건 좋지 않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고구생은 자기도 모르게 실소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사내이긴 하지만 그래봤자 아이인데 간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겠니?
하지만 겉으로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어머니를 참으로 살뜰히 보살피시네요. 착한 아이로군요.”
사릉무사의 미소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까만 눈동자에서는 묘한 빛이 번쩍였다. 앞의 구절은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런데 착한 아이라니? 내가 정말로 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의 대화도 끝난 것 같으니 우리도 가 보지요.”
고구생이 사릉무사를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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