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화. 너만 보고 너만 그리워해 (1)
“냉파효, 한마디만 하면 돼.”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느리면서도 가냘프게 변했고, 언제라도 부서질 것처럼 불안정했다.
냉파효가 그녀를 안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다 발밑의 눈 덮인 함정을 발견하지 못한 그는 순간 발이 걸려 비틀거리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막천어를 꽉 껴안는 것뿐이었다. 냉파효는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뒤통수를 받치고 완전히 품에 안아 그녀의 몸을 보호했다.
“큭-!”
그의 몸은 계속해서 굴렀다. 냉파효의 입에서 한 줄기 뜨거운 선혈이 뿜어져 나와 막천어의 몸에 튀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막천어가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최대한 크게 소리 질렀다.
“이번에 죽지 않으면 네게 시집갈래. 나랑 혼인할 거야 말 거야!”
최선을 다해 크게 소리를 질렀지만 쾅쾅 울리는 눈사태 소리에 덮인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가냘팠다.
냉파효가 고개를 숙이자 더없이 빛나는 그의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그 눈동자에는 그의 마음속 가장 진실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의 입도 이제는 이성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그가 침착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할게.”
막천어는 그 대답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갑자기 냉파효의 몸을 덮치며 입을 맞추었다.
완전히 멍해진 냉파효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상대방의 혀가 그의 목구멍 가까이 단약 한 알을 밀어넣었다. 본능적으로 그것을 삼키자 아랫배부터 뜨거운 기운이 솟아올랐다. 고갈되었던 원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던 것이다.
“너!”
냉파효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막천어가 눈을 반쯤 뜨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난 단약을 먹는다고 해도 살 수 없을 거야. 적어도 네겐 살아날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이 있어. 도망가. 그렇지 않으면 귀신이 되어서도 내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