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화. 아들이 아버지를 건드렸으니 훈계를 해야지 (1)
석화 대야는 다 타서 눌어붙은 머리칼에서 나는 탄내를 맡으며 울상이 되어 있었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일수록 더욱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앞의 저 사내가 어디가 순수하고 무해하단 말인가! 사람을 잡아먹는 또 다른 무시무시한 독꽃 한 송이일 뿐이었다!
“아름다운 공자…….”
“사릉무사.”
사릉무사가 석화 대야가 더듬더듬 내뱉던 지겨운 호칭을 끊었다.
“무사 공자라고 불러.”
“하하.”
석화 대야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얼른 그가 말해 준 호칭을 따랐다.
“무사 공자, 보아하니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 공자께서 하신 말씀이 너무 모호해서 제가 잘못 이해했지 뭡니까. 이미 시간이 늦었군요. 경홍선자를 찾고 계신 것 아니었습니까? 그들은 육환운궐루에…….”
그는 미인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건 미인이 그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였다. 사릉고홍과 당염원에게 당했던 그날의 비극을 생각하면 그는 감히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이 세상에 사릉고홍이 했던 것처럼 그를 속박해 저항할 힘도 없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더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릉고홍 같은 요괴가 있는 이상 또 다른 무시무시한 요괴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까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의 자신감은 이미 사릉고홍에 의해 큰 타격을 입었다.
석화 대야의 표정은 처량했다. 사릉무사를 처음 봤을 때의 그는 생기가 넘치고 옷도 잘 차려입고 있었지만 지금은 정수리 부분의 머리칼이 다 눌어붙어서 꼴이 아주 우스워 보였다.
이곳에 있던 마인들은 이를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중 한 명이 허허 웃으며 사릉무사를 향해 조소를 날렸다.
“녀석, 패기가 대단하구나. 전에 본 적이 없는 녀석인데, 어느 문파에서 온 놈이냐?”
사릉무사의 얼굴과 차림새를 유심히 살펴보는 사내의 웃음에는 약간의 악의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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