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화. 내가 직접 할게요 (4)
궁근묵은 당염원의 시선이 닿았을 때, 그리고 시선이 마주쳤을 때 자신을 향해 집중된 간절한 검은 눈동자에 오직 그 자신의 형상이 담긴 것을 발견했다. 그러자 그동안 깊이 가라앉아 있었던 그의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당염원의 시선은 그로 하여금 먼지로 뒤덮여 있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본래 그는 자신의 감정도 무뎌졌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저 의도적으로 묻어 두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저 그렇게 한 번 눈길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의 가슴을 감정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
궁근묵이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 그러나 냉담한 시선을 보내며 사릉고홍의 품에 깊숙이 기대는 당염원의 동작에 그는 목구멍 밖으로 차오르던 말을 다시 가라앉히고 소리 없는 침묵을 유지했다.
“흥.”
뒤에 있던 열 명의 모용 가문 제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모용응진이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비꼬았다.
“천한 것.”
몸은 사릉고홍의 품에 안겨 있으면서 눈에는 궁근묵을 담다니, 정말이지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천한 여인이었다.
그런데 모용응진의 입에서 이 글자가 나오자마자 갑자기 뜨거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 있던 열 명의 모용 가문 제자들이 순식간에 모두 얼음 조각으로 변했다.
얼음 조각은 땅으로 떨어지지도 않고 모용 가문의 제자 열 명이 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떠 있었다. 그때 얼음 조각 속에 갇힌 열 명의 모용가 제자들의 옷이 타오르는 듯하더니 피부마저 조금씩 타서 재로 변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모두 이 모습을 보게 되었다.
공중에 떠 있던 사람들의 시야에 이런 장면이 선명하게 잡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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