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화. 굳이 이렇게까지 나를 괴롭힐 필요가 있어?! (3)
“설혹, 소식 들었나?”
축염의 허상이 허공에서 설혹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대충 보아도 그 웃음에는 또 다른 뜻이 담겨 있었다. 남의 불행을 보고 고소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동정하는 것 같기도 했다.
설혹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무슨 소식? 내 귀에 거슬리는 소식은 없었는걸.”
“보아하니 내 추측이 맞았군그래. 역시 아직 소식을 듣지 못했어.”
축염의 얼굴에 걸린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아닌 척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설혹이 자신의 허상을 흩뜨릴 기미가 보이자 그는 더는 꾸물거리지 않고 얼른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 호의를 베풀려다가 뺨을 얻어맞는 꼴이로군. 자네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내 특별히 알려 주러 오지 않았는가?”
“흥.”
설혹이 콧방귀를 뀌며 꿈틀대고 있던 자신의 꼬리를 거두었다. 축염을 곁눈질하는 그의 눈빛에는 ‘너 따위가 무슨 호의를 베풀 수 있다고?’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축염이 말했다.
“당염원이 방금 각 요곡의 부족들에게 화형단을 만들 약재를 최대 5인분씩 보내 달라는 소식을 전했네. 단약을 만들려는 거야.”
설혹의 좁고 긴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숨결마저 조금 불안정해졌다.
“어떤 약재들인데?”
축염은 설혹의 말에서 그가 당염원에게서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화형단을 조제하는 데 필요한 약재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축염의 허상 옆으로 화선지 한 장이 나타났다. 그 역시 허상이었지만 그 위에 먹물로 적힌 글씨는 선명하게 보였다.
“당염원은 약조를 지켰네. 우리에게 화형단의 처방전도 보내왔어.”
설혹은 화선지에 적힌 처방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과연 그 처방에 필요한 약재들은 그의 약밭에서 하나도 남김없이 도둑맞은 그 약재들과 똑같았다.
“맞다.”
이때 축염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염원이 소식을 전하며 한마디를 덧붙였다네. 무슨 말을 했는지 맞춰 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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