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화. 모용가의 추살 (2)
대화를 나누는 사이, 흉수 떼는 이미 사람들 앞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신희의 발언 때문에 지금 전력을 다해 흉수와 싸우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아까 흉수가 나타났던 방향을 향해 나아갈 생각뿐이었다. 최대한 빨리 달려가서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때 사릉고홍의 몸이 허공을 향해 가볍게 떠올랐다. 흰 옷자락이 바람에 나부끼며 펄럭였다. 넓은 소매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은 마치 속세를 초월한 백룡이 하늘을 헤엄치는 것 같았다. 흉수들을 헤치며 걸어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의 옷에는 먼지 한 톨 묻지 않았다.
당염원은 진작부터 사릉고홍이 이렇게 할 줄 알고 있었다는 듯 조금도 긴장하지 않은 기색이었다. 그녀가 한쪽 손을 소매 밖으로 뻗자 짙은 녹색 덩굴이 어둠 속에서 튀어나와 재빨리 그녀의 손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바로 속도를 늦춘 다음 몹시 기분이 좋은 듯 부드럽게 그녀의 손에 줄기를 비볐다.
신희는 이때 사릉고홍의 옆에 서 있었다. 이런 흉수들의 무리 안에서도 여유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소년이 당염원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경홍선자, 아까 제 말 제법 쓸 만했죠? 이렇게 하면 아무도 당신 요괴덩굴의 식사를 방해하지 못할 거예요!”
옆에 있던 두자약은 신희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염원은 신희를 힐끔 쳐다본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만허등 요괴덩굴도 신희의 말을 이해한 듯 신희가 있는 방향으로 줄기를 뻗었다. 그리고 마치 신희를 바라보는 듯 그 앞에 서서 몸을 배배 꼬았다. 한 줄기의 덩굴일 뿐이었지만 의외로 생동감이 넘치고 예리한 녀석이었다. 덩굴의 꿈틀거림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속마음과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쉬쉬쉬쉭!”
이때 공중에서 유유히 떠다니던 홍려가 다가왔다. 혀를 날름거리는 소리를 내던 뱀이 입을 쩍 벌리자 서늘한 사내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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