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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a
Classificações insuficientes
756 Chs

269화. 일을 주고 백을 받다 (1)

269화. 일을 주고 백을 받다 (1)

당염원은 눈앞의 사내를 쳐다보았다. 외모만 보면 이십 대 후반밖에 안 되는 것 같았지만, 원영기를 수련한 사람이 정말 그 정도 나이밖에 안 될 리가 없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단 한 올도 놓치지 않고 머리 위로 틀어 올려 묶은 뒤 백옥 떨잠을 꽂았다. 그러자 창백하리만치 흰 얼굴이 온전히 드러났다. 작고 가는 두 눈은 마치 두 개의 날카로운 조각처럼 매서운 느낌을 주어 얼굴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당염원은 모용의의 얼굴에서 옷차림으로 시선을 옮겼다. 모용의는 푸른색 옷을 입고 허리에는 청련옥패가 걸려 있었다. 이 옥패는 그녀가 처음 본 것이 아니었다. 일전에 하동명 역시 이 옥패를 걸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동명의 것은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의 것만큼 정교하지 않았고, 그 위에 비친 영력도 눈앞에 있는 이것보다 짙지 않았다.

모용의의 생김새와 옷차림만으로 당염원은 이 사람이 모용 가문의 사람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모용의는 어느새 마음을 모두 가라앉혔고, 이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맞소, 모용 가문 사람이오. 두 사람이 선원에 오기로 결정을 했다면 응당 받아야 할 징벌에 대해서도 이미 생각했겠지.”

그의 태도는 결코 억지스럽지 않았지만, 절대로 부드럽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때 원제민과 원속생이 눈을 마주치자 원제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모용의, 이분들은 우리 원가에서 모시는 귀한 손님이자 선원에 새로 들어온 선인들이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억지로 가로막는 것은 무슨 뜻인지?”

원제민의 말투는 더없이 평화로웠다. 그러나 자세히 살피면 곧 그의 말 속에 담긴 냉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원에 새로 들어온 선인? 이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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