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돌아와 혼사를 준비하다 (2)
주묘랑은 당염원이 회임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귀안 도련님은 참 총명하십니다.”
사릉귀안이 그녀의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그들이 사릉 가문으로 돌아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걸 사릉귀안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곧 있으면 보름날이 다가오긴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었다. 더군다나 길을 재촉하면 당염원이 지칠 것이기에, 돌아오는 길에서도 절대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묘랑은 지금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었다.
사릉귀안이 무의식중에 웃으며 말했다.
“묘랑 누님이 이렇게 얼버무리다니, 정말 야박하네?”
그의 말에도 주묘랑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직접 탁자 위의 다과를 치우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모님께선 낮잠을 주무시고, 장주님께서도 식사를 준비하러 가셨습니다. 귀안 도련님은 여기 혼자 남아계실 건가요?”
사릉귀안은 눈썹을 찡끗거리며 의자에 기대어 앉아 웃으며 말했다.
“그것도 괜찮겠지. 형님이 있는 곳은 항상 좋아. 내 마음에 아주 쏙 든다니까.”
그는 말하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의자에 기대었다. 섬세한 눈과 눈썹이 웃음으로 휘어지자 그 모습이 마치 주사(朱砂)로 윤곽을 그려낸 그림 같았고, 여우처럼 상대를 매혹했다. 입꼬리가 말려 올라간 미소나 이런 표정은 조금도 여성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사내 특유의 사악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주묘랑은 그가 사릉고홍의 것을 건드리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사릉고홍의 것이라면 아무리 그것이 나쁘더라도 좋다고 생각했고, 자기 손에 넣어서 사릉고홍을 불쾌하게 하려고 했다.
사릉귀안은 좀 더 옅어진 표정으로 가만히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눈처럼 창백한 얼굴과 수려한 눈매가 마치 흰 눈으로 만든 사람처럼 맑지만 사악한 매력을 풍겼다. 동시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련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켜 마음이 약해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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