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6화. 태녀
소육랑은 또다시 툇마루로 가서 가림막을 내리고는 틈 사이로 대청을 내려다보았다.
여인이 계속해서 그의 곁에 앉아 있었는데 어쩐지 풍기는 기운이 변한 것 같았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소육랑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돌려 계속해서 고교와 관차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이때, 그녀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고, 소육랑이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왜요?”
여인은 잘 파 놓은 수박은 그에게 넘겼다.
그제야 소육랑은 여인이 툇마루에 앉아 한참 동안 수박을 파놓기만 하고,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수박을 파던 금수저도 조금 전에 훔쳐 온 것 같았다.
그녀가 파놓은 수박은 동글동글하니 규칙적이고 정교했다.
“나에게 주는 거요?”
소육랑이 묻자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바라보는 여인의 눈빛은 무고하면서도 진지했으며 또 당황하는 기색이 어려있었다. 마치 거절을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아이 같았다.
소육랑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느껴졌는데 마치 누군가 그의 심장을 쭉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경조부 사람들은 가장 최고조로 달리고 있는 무대를 끊어버렸고, 여기저기서 손님들의 불만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경조부는 공문을 들고 찾아왔기에 정정당당했다. 명군왕 정도의 신분이라 해도 공공연하게 앞에 나서서 그들을 쫓아낼 수 없었다.
명군왕은 일 층의 곁채에 앉아 불쾌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경조부 사람이 왜 이곳에 온 거야? 본 군왕의 움직임을 알아차린 건가?”
“그럴 리 없습니다. 저희는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사고를 친 것도 아니니 경조부에서 끼어들 일은 아니지요.”
심복 호위무사가 답했다.
“그래, 본 군왕은 그저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릴 뿐…….”
다만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
한가는 큰일을 치르고 있는데 희루에 볼일을 보러 왔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다들 이 중요한 시기에 기생집이나 드나든다고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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