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화. 비교
영왕은 자신의 부인에게 잘해주는 척, 존경하는 척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부인이 이미 그의 마음속 깊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온임랑이라는 여자는 영왕이 소년 시절에 갖지 못했던 아쉬움의 대상일 뿐이었고, 자신의 정복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시적인 감정에 불과했다.
영왕비는 접혀 있는 이혼 서약서를 서둘러 열어보지 않았다.
“천천, 그거 알아? 나는 열세 살에 처음으로 그 사람의 외모에 매혹되었어. 그리고 이 남자를 십일 년 동안 사랑했지. 그가 현명하고 학식이 높은 여인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아무리 공부가 싫어도 그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 그리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지. 외모는 절대 온임랑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학식만큼은 조금 더 힘을 써서 그 여자에게 지지 않겠다고.”
그러자 서왕비가 씩씩거렸다.
“형님, 그 여자는 형님과 비교할 자격도 없어요.”
“이제 아무런 의미 없는 말이다.”
영왕비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앞으로는 형님이라고 부르지 말거라. 나는 이제 더는 황실의 사람이 아니다.”
이혼 서약서와 상관없이 진초한이 이미 황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형님…….”
서왕비는 참지 못하고 또다시 영왕비에게 형님이라 불렀다.
영왕비, 아니 이제는 초모였다.
“돌아가거라. 이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초모가 입을 열었다.
서왕비는 가슴이 아픈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바마마가 이곳에서 더 머물러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고.”
초모는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형님…… 아니, 초 언니…… 아, 아니야. 형님이라 부르지 말라고 하시니 답답합니다.”
서왕비가 툴툴거렸다.
“그럼 그렇게 불러. 그저 호칭일 뿐이다.”
“저희 쪽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
서왕비가 제안을 했다.
오는 길에 그녀는 서왕과 그 일을 논의했고, 서왕도 이견이 없었다.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