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화. 묘한 계략 (1)
소육랑과 풍림 등 네 사람이 함께 태하전에서 나와 돌아가려고 할 때, 한 환관이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소 장원이 어느 분입니까?”
소육랑이 그를 바라보았다.
“누구십니까?”
“소인 황 씨입니다. 태자 전하의 아랫사람인데 전하께서 소 장원을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 소 장원, 동궁으로 함께 가시지요.”
“태자가 왜 저를 만나겠다고 하는 겁니까?”
소육랑이 멈칫하다가 물었다.
“소인은 그저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라 태자 전하를 직접 만나 물어보시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환관이 웃으며 답했다.
그 말을 들은 두야한이 눈살을 찌푸렸다.
태자의 소견(召見, 윗 사람이 아랫사람을 불러 만나고자 함)은 거절할 수 없었다.
“육랑, 태자가 부른다고 하지 않는가!”
풍림은 매우 좋아했다.
“응.”
소육랑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환관에게 말했다.
“공공, 안내 부탁드립니다.”
환관은 공손한 자세를 취하며 답했다.
“소 장원, 이쪽입니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돌아가오. 잠시 후 유전이 데리러 올 것이오.”
소육랑이 말을 마치고는 환관을 따라 동궁으로 갔다.
풍림이 싱글벙글 웃으며 중얼거렸다.
“태자 전하가 육랑의 재능을 알아보고, 육랑을 끌어들이려는 건가?”
그가 이렇게 생각할 만도 했다. 태자는 선평후의 조카고, 소육랑은 선평후의 아들과 닮았으니 태자는 자신의 표제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 가족이네!
두야한이 입을 삐죽거렸다.
“태자는 표제의 약혼녀를 데려갔지. 태자가 표제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보면 무슨 기분이 들지 궁금하군.”
그제야 풍림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아이고, 그 일을 깜빡했네!”
* * *
경성의 유가 정원은 이미 쇠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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