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계산
“뭘 그리 걱정해?”
임근용이 담담하게 웃었다.
“시녀 출신의 천한 첩이 그렇게 많은 쌈짓돈을 내놓으면 삼노야가 첩을 총애하고 본처를 구박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겠어? 이 일은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어. 그때가 되면 황 이낭은 분명 아버지한테 가서 이 돈을 아버지가 내놓는 걸로 해달라고 부탁할 거야. 이걸 아버지가 허락하면 나중에 우리 신지가 장가갈 때가 돼서 아버지가 아무것도 안 내놓을 수는 없을 거야. 서자한테는 주고 적자한테는 안 주는 경우가 어디 있어?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지.”
두 자매는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임 삼노야가 설사 현금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자기가 수집하고 있는 금석(金石)이나 서화(字画)라도 조금은 내놓을 수 있을 테니 헛된 망상은 아니었다.
임근음은 웃다가 갑자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지금 뭐 하는 거야? 두 자매가 앉아서 아버지 재산을 뺏을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거잖아. 남들이 알면 엄청 비웃을걸.”
“비웃으려면 비웃으라고 해.”
임근용이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이건 음모가 아니라 아버지를 대신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로서의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도와드리는 거야. 언니는 아버지 노릇을 저렇게 하는 사람을 또 본 적 있어? 난 없어. 오, 있다. 그 임창이랑 우리 아버지랑 거의 비슷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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