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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화. 무정하다

83화. 무정하다

임세전은 당연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고 화를 참으며 딱딱하게 말했다.

“안 가요.”

마씨가 “쯧” 하고 혀를 찬 뒤 말했다.

“공자님, 철 좀 드세요. 비록 아버님께서 공자님과 사이가 틀어져서 겉으로는 말씀을 좀 듣기 거북하게 하시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두 분을 염려하고 계세요. 집안이 가난하다고 평생 남의 집에 얹혀살 수는 없어요. 언젠가는 결국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공자님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해도 혈육의 정을 끊고 아버지의 명성까지 망치면 안 되지요. 그게 공자님과 아가씨한테 무슨 득이 되겠어요?”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는 그녀의 말투에 임세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가 일어나서 이를 악물고 마씨를 노려보았다.

“다들 내가 돌아올까 봐 두려운 거 아니었어요? 오늘 분명히 말할게요. 난 남한테 빌어먹는 한이 있어도 그 집으로는 안 돌아갈 거예요. 죽어도 밖에서 죽을 거라고요! 꺼져요! 여기서 사람 창피하게 만들지 말고요!”

“어머, 어머…… 공자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제가 언제 공자님더러 돌아오지 말라고 했나요? 이것 보세요. 소문이 이렇게 나 버리면 사람들이 또 제가 두 사람을 못 돌아오게 했다고 수군댈 거 아니에요.”

마씨는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로 과장하며 말했다. 그녀의 광대뼈가 아침 햇살 아래에서 어렴풋하게 빛났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도씨와 임근용을 바라보고 목소리를 높였다.

“셋째 숙모님, 넷째 아가씨, 제가 얼마나 억울할지 좀 보세요……. 이런 억울함은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 해요! 두 분이 이렇게 보고 계셨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전 억울해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사람들이 제가 공자와 아가씨가 집으로 못 돌아오게 한다고 뒤에서 수군대도 저는 이렇게 두 사람을 데리러 왔어요. 그런 저한테 이렇게 말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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