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풍경 (2)
잠시 후, 묘아가 기슭으로 올라와 임근용의 젖은 신발과 버선을 보고 기어코 자기 신발을 임근용의 발에 신기며 말했다.
“제 거 신으세요, 오늘 아침에 갈아 신어서 깨끗해요. 병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임근용은 자신의 신발보다 훨씬 큰 신발을 보고 낮게 웃었다.
“넌 어쩌려고? 내 신발을 질질 끌며 가게? 그럼 이렇게 하자.”
그녀들이 대화하는 사이에 철이우가 반쯤 찬 바구니에 팔딱팔딱 뛰는 새끼 물고기를 집어넣더니 허리춤에 걸고 장작칼을 집어 들며 말했다.
“넷째 아가씨, 어디로 가려고요?”
“하류 쪽으로.”
임근용이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내 기억에 아까 우리가 왔던 그 길을 끼고 돌면 다리 건너에 풍경이 아주 예쁜 곳이 있었던 것 같아…….”
임근용이 그 다리를 건너겠다고 하자 묘아와 철이우가 자기도 모르게 눈을 마주쳤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고 철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아가씨 말 들을게요.”
한적한 오솔길이 구불구불하게 숲으로 이어져 있었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복숭아꽃과 배꽃이 온 사방에 흩날리는 모습이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어쩌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라도 들려오면 맑고 고요한 느낌이 한층 짙어졌다.
하지만 이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한 소리가 있었다. 임근용의 젖은 신발이 걸음을 걸을 때마다 차닥차닥 하는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육함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신발은 노래도 할 줄 아네.”
임근용이 비꼬며 되받아쳤다.
“둘째 오라버니는 역시 풍류를 아는 분이시네요. 이런 소리에서도 음률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다니, 돌아가면 노래 한 곡 작곡해 보는 게 어때요, 제목은 신발가가 좋겠어요.”
철이우는 웃고 싶지만 감히 웃을 수 없어 얼굴을 붉히며 발걸음을 늦췄다. 묘아는 살며시 임근용의 손을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아니면 사촌 공자께 우리 먼저 돌아간다고 할까요. 우리 오라버니한테 안내하라고 시키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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