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화. 귀경
방문이 닫히자 육함이 임근용을 꼭 껴안았다. 너무 꽉 껴안는 바람에 숨이 다 막힐 지경이었다. 임근용은 육함의 몸에서 옅은 땀 냄새와 함께 이상할 정도로 좋은 냄새가 나서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임근용은 쿵쿵 뛰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아 육함의 품에 얼굴을 묻고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육함의 눈에 그녀의 살짝 감긴 두 눈과 나비 날개처럼 가볍게 떨리는 속눈썹이 들어왔다. 임근용의 볼은 복숭아꽃처럼 발그레했고 몸은 부드럽고 향기로웠다. 육함은 절로 가슴이 울렁거려 일단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머금은 다음 두 팔에 힘을 주며 그녀의 허리를 부러뜨릴 기세로 세차게 껴안았다. 임근용은 육함 때문에 숨이 다 막혔지만 꼼짝도 하지 않고 그의 품에 기대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었다.
육함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참기 힘들었지만, 임세전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기억하고 억지로 참으며 그녀를 놓아 주었다. 그가 임근용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 냄새나지 않소? 내가 느끼기에도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 같군. 일단 목욕부터하고 옷을 갈아입어야겠소. 셋째 형님을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그가 물에 몸을 담그자 임근용은 갈아입을 옷을 챙겨 온 뒤 그의 머리를 감겨 주었다.
“집안 상황은 어때요? 할아버님 건강은 괜찮으세요?”
육함은 편안하게 그녀의 보살핌을 누렸다. 그는 위아래 눈꺼풀이 끊임없이 달라붙으려 해서 하마터면 잠이 들 뻔했지만 겨우 정신을 차렸다.
“할아버지께선 좀 허약해진 건 사실이지만 당신 말이 맞더군.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까지 심각한 건 아니었소.”
평소에는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 않아 다들 그가 계속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심각해져 더 이상 회복되지 못했다. 임근용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지만 육함에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저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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