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화. 자업자득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이름 모를 작은 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밤하늘에는 몇 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고, 밝은 달의 달빛이 반쯤 취한 육함의 눈앞에 몽롱하게 아른거렸다. 그는 본채 입구에 서서 등불이 환하게 켜진 방을 바라보았다. 임근용의 웃음소리와 의랑의 울음소리에 육함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이 순간이 영원하길 간절히 바랐다. 육함은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을 바라보며 잠시 미소를 짓고 뒤돌아 동쪽 곁채로 갔다. 그는 책상 밑에서 비단함을 꺼내 품에 넣고 빠른 걸음으로 본채로 향했다.
의랑은 방금 젖을 배불리 먹고 고양이처럼 임근용의 품에 안겨 있었다. 임근용은 아이를 가볍게 품에 안고 낮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방 안을 거닐었다. 갑작스러운 발자국 소리에 뒤를 돌아본 그녀는 문 앞에 서서 두 모자를 아주 절절하게 바라보고 있는 육함을 발견했다.
임근용은 아직까지도 살짝 달아올라 있는 그의 뺨을 보고 술을 많이 마셨다는 걸 알아채고 급히 앵두에게 지시했다.
“해장국을 가져오너라.”
그러고 나서 육함에게 물었다.
“별 일 없었죠?”
육함이 한쪽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으며 말했다.
“별일은 없었는데 술을 좀 많이 마셨소. 거절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거절 할 수가 없더군. 하마터면 정말로 만취할 뻔했소.”
임근용이 웃으며 말했다.
“모처럼 기쁜 날인데 좀 마셔도 괜찮지. 근데 매보청은 갑자기 왜 온 거예요?”
“평주에서 막 돌아왔다고 하면서 외삼촌과 세전 형님께서 의랑이한테 보내는 선물을 가져왔다고 하더군. 선물은 춘아한테 챙겨 두라 했으니, 이따 좀 한가해지면 춘아가 당신한테 가져와서 보고 할 거요.”
육함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의랑을 데려가 품에 안고 그의 작은 손을 들어보며 점점 더 활짝 웃었다.
“쪼그만 녀석이 성질 한번 대단하더구나.”
의랑은 졸린 눈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본 뒤 하품을 하고 눈을 반쯤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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