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화. 망신을 주다
“흑노야, 빨리 나오너라!”
요탁도 목청껏 소리를 쳤다. 그러자 청풍루 안에서 건장한 남자 몇 명이 나와 팔짱을 끼고 임근용의 마차를 호위했다. 그들은 임세전이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고용한 일꾼들이었다.
사 마마는 그제야 창백하게 질렸던 얼굴이 조금 누그러져 하인들에게 연신 말했다.
“얼른 가자! 빨리 출발해.”
“잠깐! 천자가 계시고 천하가 태평한 이곳에 설마 국법도 없단 말이냐? 이소야께서 관직에 계신 건 차치하고 사실만 따져보자꾸나. 이 물건들은 원래 내 것이고, 저 자가 억지를 부린 것인데, 내가 왜 저 자를 두려워해야 한단 말이냐?”
임근용의 목소리에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처음에 그녀는 이 사람이 육함이 물건을 팔기 위해 찾은 구매자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전혀 아닌 것 같았다. 육함이 아무리 이 물건을 빨리 팔아 치우고 싶었더라도 절대 이런 너절한 인간과 상대할 리는 없었다. 또 송붕이 자기 주인을 보호하는 건 당연한 도리였다. 밀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설령 그를 한 대 때렸대도 할 말이 없었다. 그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날뛰는 건 자신들이 외지 억양을 쓰는 걸 보고 일부러 텃세를 부리려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녀가 여자인 걸 보고 더욱더 무시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아주 든든한 뒷배가 있어서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은 걸 수도 있었다.
어쨌든 그가 이러는 목적은 그 귀중품들을 손에 넣기 위해서임이 틀림없었다. 귀중품들은 하나같이 세밀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희귀한 물건들이라 평소에도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한몫 톡톡히 벌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 명절 전후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이다음에는 틀림없이 협박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그들이 정말로 그녀에게 손을 댈 수는 없을 테니 그저 겁을 주는 정도에 그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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