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시도 (3)
임근용이 임근음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외숙부와 외숙모, 사촌 오라버니가 항상 우리한테 아주 잘 해주셨잖아. 그래서 나는 남이라고 생각 안 해. 나도 체면 차리는 거 좋아하고 속으로야 그러고 싶지. 언니가 날 이해 못 하고 화낸다고 해서 탓하지는 않을게. 하지만 난 이 일을 반드시 해야 돼. 사촌 오라버니가 안 도와 주면 다른 사람을 찾아서 도와 달라고 할 거야!”
도봉당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바로 중요한 사실을 낚아챘다.
“너 그 말을 청도거 밖에서 들었다고 했지?”
임근용은 그를 똑바로 쳐다보더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렇게 말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걸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그리고 곧 자조적으로 웃었다.
“내가 어머니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섰나 봐요. 좀 기상천외한 생각 같긴 하죠. 어쨌든 어떤 어른들은 나보다 먼저 이걸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오라버니 그 은값은 오르면 올랐지 내려가지는 않을 테니 급하게 쓸 게 아니면 조금 묵혀 둔대도 나쁠 건 없잖아요. 은값이 낮을 때 많이 사서 쟁여두고 은값이 높아질 때 팔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지 않겠어요?”
도봉당이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그럴듯한 풍문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청주의 도씨 가문과 평주의 임씨 가문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이런 소식을 아직도 모르고 있을 리가 없었다.
더구나 대량으로 은을 사서 묻어 두려면 돈을 얼마나 써야 한단 말인가?
그러려면 일부 재고품은 헐값으로 팔 수밖에 없었다. 이 결정은 아버지도 여러 번 고심하고 난 뒤 하는 것이라 자신이 맘대로 할 수 없었다.
‘됐어, 그냥 사촌 동생 기분 좋게 비위나 맞춰주는 셈 치지 뭐. 은이 줄어들지만 않게 내가 대신 관리해주면 되겠지.’
그는 마음을 정하고 말했다.
“네 돈이니까 네 마음대로 해. 내가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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