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화. 선택
그녀가 기억하기로는 관부에서 향약의 매매를 제일 처음 허용한 게 7월이었고, 제일 먼저 허용된 물품은 목향과 정향이었다. 하지만 7월은 날씨가 가장 더울 때라 많은 행상들이 이 시기에는 일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가장 빠르게 잡아도 8월은 지나야 첫 번째 거래로 조금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머리로 생각만 하는 건 실제로 실행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법이다. 지금 임근용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도순흠에게 외상으로 대량의 물건을 받아 저장해놓은 뒤 향약의 매매 금지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큰돈을 벌 수 있겠지만 도순흠과 도씨, 그리고 임세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살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돈을 빠르게 많이 벌 수 있고 시장도 선점할 수 있어서 그녀가 환생한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묵묵히 소규모로 장사를 하면서 현재의 재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향약을 들여와 조금씩 실력을 키우며 천천히 규모를 키워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마지막에 결국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더라도 어쨌든 겉으로는 훨씬 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이 방법의 단점은 남들이 돈을 많이 벌 때 그들이 기회를 강탈하고 손님을 빼앗아가는 걸 손 놓고 지켜봐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나중에 그녀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해도 되찾아 오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리 알고 있음에도 거기서 아무런 이득도 챙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었지만 간절한 마음과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합쳐져 그녀를 괴롭히는 바람에 한동안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임근용은 장부를 팽개치고 정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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