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화. 등불에 비친 그림자
여씨는 10월에 임신해 기뻐하며 고생스럽게 그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건강하고 총명하고 영리했다. 그는 자랄수록 더 예쁘고 사랑스러워져서 어느샌가 그녀의 모든 희망이 되어 버렸다. 그녀는 정말로 그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아이를 잃게 되었을 때는 정말로 자식이 죽은 것과 같은 고통을 느꼈다. 지금도, 앞으로도, 먼 미래에도 그와 관련된 영예와 모든 것들은 그녀의 것이 아닐 테고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임옥진은 입버릇처럼 오늘날 그 아이가 거둔 모든 성과는 장남가에서 만들어준 것이라 떠들어 댔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진흙으로 담을 쌓을 수 있겠는가? 그건 불가능했다! 육함이 별로인 아이였다면 임옥진이 하필 그를 골라 빼앗아 갔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좋은 선생을 붙인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평주가 오상이라는 신동을 배출했는데 육함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오씨 가문에서 좋은 스승을 초빙해서 가르친다면 육씨 가문에서도 못 모실 이유는 없지 않은가?
여씨는 몸이 약해 병을 달고 사는 과묵한 막내 아들만 생각하면 절로 가슴이 죄어드는 것처럼 아팠다.
‘하늘이시여, 제게 어찌 이러십니까? 어찌하여 제게는 좋은 것 하나 주시지 않으시는 겁니까? 이 모든 게 다 임옥진 때문이야, 임옥진 그 여자 때문이라고! 이건 다 그 여자가 권세 있고 능력 있는 남자에게 시집을 갔기 때문이야. 그 여자가 임씨여서 우리 친정보다 돈이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임옥진이 이렇게 날 무시하고 내 생때 같은 자식을 빼앗아 가도 육 노태야와 다른 사람들은 자식 잃은 내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내 뜻을 물을 생각도 하지 않는 거야!’
여씨는 옆에 있는 대나무를 두 손으로 꽉 쥐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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