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화. 영패
안군왕은 영녕궁으로 태후를 만나러 갔다. 안왕부가 불에 탔다는 걸 알고 난 뒤, 태후는 계속 불안했다. 안군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걱정뿐이었다.
그리고 안군왕이 무사히 앞에 서있는 모습을 보자, 태후는 안정이 되었다.
태후도 북진이 안왕부를 태웠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군왕이 태후에게 말했다.
“일이 그리 간단한 것 같지 않습니다. 저와 북진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북진에서 왜 안왕부를 불태웠단 말입니까. 불태우려면 신왕부를 불태우고 저에게 누명을 씌우는 편이 더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태후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보기에 신왕부의 전망대가 불에 탄 것도 북진이 저지른 소행인 것 같구나.”
그때 사람들은 모두 집들이에 신경을 써서 관저에 불이 난 일이 불길하다고만 생각했지, 더 깊게 조사를 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봉지에 관한 일 때문에 그 일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신왕부의 전망대는 안군왕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십중팔구 북진이 태운 것만 같았다. 그런데 신왕부에서 더 이상 추궁을 하지 않으니 북진에서 포기를 하지 않고 안왕부를 태웠을 터였다.
대낮에 신왕부의 전망대를 태운 사람들이었으니, 밤에 안왕부를 태우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
태후가 추측을 하자, 안군왕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어찌 초북이 안왕부를 태우고 북진에 누명을 씌우려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조정에서 일군왕과 헌왕야에게 북진으로 가서 사과를 하라고 했을 때라면, 초북이 북진에게 누명을 씌웠다고 누군가는 믿었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일군왕이 야명주를 훔쳤다고 의심하지 않고, 황상도 영왕을 보내 일군왕과 헌왕야가 사과를 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고 알리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진에게 누명을 씌우는 건 부질없는 짓이었다.
말해봤자 아무도 믿지 않으리란 걸 알고 안군왕은 속으로만 의심을 하고 말을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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