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화. 무릎 꿇고 빌다
셋째 부인은 훤친왕비에게 만나 뵙기를 청했지만 그녀는 형무원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 훤친왕비가 아예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리 도움을 요청할 길이 없어지자 셋째 부인은 형무원 밖에 무릎을 꿇고 앉아 훤친왕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라고 어디 이렇게 무릎까지 꿇어가며 저자세로 부탁을 하고 싶겠는가. 다른 것도 아니고 셋째 나리가 그녀 몰래 여의루에 드나들며 계집질을 하다 이 사달을 일으켜 그녀의 체면을 깎아 먹은 것으로도 모자라 면직까지 당한 것인데!
넷째 나리가 집밖에 외실을 두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그녀는 속으로 몰래 기뻐했더랬다.
하지만 셋째 나리댁과 넷째 나리댁이 분가해 나간 그 날 밤, 셋째 나리는 그녀의 계집종을 취했고, 연달아 며칠간 계집종들을 바꿔가며 시중을 들게 하더니 한 명은 이낭으로 들이고 나머지 세 명은 통방 계집종으로 삼았던 상황이라 그녀는 안 그래도 가슴에 분노를 한가득 담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셋째 나리가 집안의 야들야들한 계집종들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기루까지 드나들다 들려 들어오는 것을 보니 셋째 부인은 셋째 나리를 칼로 찔러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비록 넷째 나리가 외실을 두어 훤친왕부의 체면을 다 깎아 먹었다고 말들은 했지만 분가하고 지금까지 넷째 나리는 외실을 집으로 들이지도 첩으로 삼지도 않은 채 넷째 부인과 금실 좋게 지내고 있었다.
물론 넷째 나리가 넷째 부인의 기분을 맞춰주고 난 뒤 첩을 들여 처첩간에 다툼 없이 화목하게 지내게 하기 위해서라는 건 셋째 부인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셋째 부인은 괴로웠다. 이미 나이도 있고 아이도 셋이나 낳았으니 몸매가 어찌 그 야들야들한 계집종들에게 비할 수 있겠는가. 왕부에서 이사를 나간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총애를 잃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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