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화. 추궁하다
심모는 심기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조차 싫었다.
아직도 길을 막고 서 있는 심기의 모습에 언짢았던 심모는 앞으로 다가가 심기를 계집종 쪽으로 밀어 길을 튼 다음 그대로 걸어갔다. 반하와 자소도 보따리를 안고 심모를 바짝 따랐다.
심모와 계집종들은 곧 영서원에 도착했다. 걸어오는 동안 심모는 하인들을 보며 기분을 가라앉혔다. 안 좋았던 낯빛도 점점 환해졌다. 계속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면 하인들은 심모가 궁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추측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뜰에 들어서자 정당 앞에 서 있던 계집종이 노부인께 아뢰러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방 안으로 들어간 심모는 순간 너무 조용해서 방에 노부인 말고는 다른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병풍을 돌아 들어간 심모는 깜짝 놀라 자빠질 뻔했다.
방 안에는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올 수 있는 사람은 다 모인 것 같았다. 심지어 셋째 부인도 와 있었다.
무수한 눈들이 마치 꿰뚫어 보기라도 할 듯 심모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순간 심모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삼당회심(*三堂會審: 형부(刑部), 대리사(大理寺), 어사대(御史台, 명청(明淸)시대엔 도찰원(都察院)) 세 관부의 제일 높은 장관이 동시에 한 장소에서 안건을 심리하는 것을 가리킨다.)도 이 정도로 살벌하진 않을 것 같았다.
심모의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심모가 돌아오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뛰어난 의술 실력에 대해 심문하기 위해 영서원에 모여 있던 것이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들의 시야를 벗어난 적이 없는 심모가 그들 모르게 의술을 익힌 것이었다. 그것도 조금 할 줄 아는 정도가 아니라 어의도 고치지 못한 병을 쉽게 고쳐낼 정도로 실력이 매우 뛰어났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는다고 심모가 한 번은 팔황자를 우연히 살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양가 작은공자를 또 운 좋게 살렸다는 게 말이 되는가?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