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8화. 결말 (3)
문 안은 하나의 환경(幻境)과 같았다.
지금 고약운의 눈앞엔 세상의 천태만상과 대륙을 포함한 상고 시대의 광경이 나타났다.
이 허상 속에서 한 여인이 나타났는데, 그 여인의 용모는 계속 변했다.
한참 동안은 구황을 손에 든 만 년 전의 그 여인이었다가, 또 한참 뒤엔 하약운이었다가, 마지막엔 지금의 고약운의 모습으로 변했다.
“당신은 누구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여인을 바라보던 고약운이 의혹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고약운 자신과 한 몸이라도 되는 듯 저 여인이 아주 익숙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왔구나.”
여인의 얼굴은 아주 냉랭했으며, 목소리도 서리처럼 차가워 듣고만 있어도 뼛속까지 서늘해질 정도였다.
“난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드디어 이 문을 열었군.
고약운, 넌 날 실망시켰어!”
그 말에 고약운은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흰옷을 입은 저 여인이 먼 옛날부터 고약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예요? 아주 오래전부터 날 기다렸다고요? 그런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예요?”
“내가 누구냐고? 나는 바로 너야. 난 네 존재를 알 뿐만 아니라, 백약의(白若衣), 하약운, 그리고 지금의 고약운에 대해서도 다 알고 있어.”
백약의는 바로 만 년 전의 고약운이었고, 하약운은 바로 전생의 고약운이었다.
고약운은 이 여인의 말을 듣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요?”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마 자사가 네게 모든 걸 알려주지 않은 것 같군. 나는 원고(远古) 시대에도 이미 존재해 있었으며, 그 당시 대원만에 이른 유일한 사람이었지.”
대원만의 경지에 달했다니.
여인의 말에 고약운은 떨리는 심장을 가까스로 억누르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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