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화. 주성에 온 홍련 영주 (3)
‘이게 무슨…….’
남작은 그리 똑똑한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이 상황이 뭔가 잘못됐다는 건 눈치챌 수 있었다.
왠지 홍련 영주는 고약운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였고, 오히려 남가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남가에서는 영주의 기분을 언짢게 한 적이 없었다.
“영…… 영주…….”
남작은 당황한 눈빛으로 고천을 바라보면서 하려던 말을 삼켰다.
“백음은 어디에 있소?”
고천의 차가운 목소리가 고요한 정원에 울려 퍼졌다.
“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약부에 오기 전에 사람을 시켜 백음에게 영주가 온 소식을 알렸으나, 백음은 준비를 해야 한다기에 저희가 먼저 왔습니다.”
남작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고약운은 곁에 서 있던 지아에게 낮은 소리로 뭔가 분부하고는 다시 시선을 거뒀다. 그녀의 분부를 받은 지아는 이내 한 줄기 빛으로 변해 정원에서 모습을 감췄다.
“제가 주작을 시켜 직접 백음을 데려오게 했어요.”
고약운의 말에 고천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순간 모든 사람은 조금 전까지 고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살벌한 기운이 어느 정도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고천은 저 푸른 옷을 입은 여인 앞에서만 난폭한 기운을 거두는 것 같았다.
남작은 어리둥절하여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판단할 수 없었다.
왠지 이 홍련 영주와 고약운의 관계가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사이가 아닌 것 같았다.
얼마 뒤, 한 줄기 붉은빛이 허공에서 떨어지면서 지아가 앳된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붙잡고 있던 여인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주인, 이 여인이 주성을 나가려고 하는 걸 내가 잡아 왔어!”
바닥에 떨어진 백음의 안색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백음은 감히 영주와 눈을 마주할 수가 없어, 그저 두 눈을 꼭 감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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