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화. 의성, 무성
몇 발자국 걸어 나가던 좌상진은 문득 얼굴을 굳혔다.
“소주.”
앞에서 좌상진을 기다리던 한 시녀가 다가와 공수했다.
“아직도 고생소의 소식은 없는 것이냐?”
낮은 목소리로 물은 좌상진이 걱정어린 눈빛을 드러낸 채 입을 감쳐물었다.
“현음전 사람들이 소식을 전해 오긴 했는데, 아직 고 공자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소주, 이 일을 정말로 고 소저에게 알리지 않으실 겁니까?”
“그래. 절대로 운이가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
좌상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한 후, 걱정스러운 마음을 애써 다독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생소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운이는 아마 미쳐버릴 거다. 게다가 지금 생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알려줬다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흘러가고 말겠지. 그러니 현음전에서 생소가 있는 곳을 알아낸 다음에 알려줘도 무방해.
게다가 지금 운이는 실력을 키워야 해. 생소도 누이동생이 자기 때문에 걱정하며 슬퍼하는 걸 원치 않을 거다.”
좌상진은 며칠 전 서령 대륙에서 전해온 소식을 떠올리며 입을 꾹 다물었다. 평소 환한 미소로 가득했던 얼굴에 지금은 온통 짙은 살기가 어려 있었다. 두 주먹을 단단히 움켜쥔 그가 고생소를 떠올렸다.
‘생소야,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네가 어디에 있더라도 반드시 네 행방을 찾아낼 테니 걱정 마. 널 데려간 사람이 누군지 알아낸다면, 내 모든 걸 다해서라도 반드시 너를 구해낼 거다.’
좌상진도 알고 있었다. 설령 고약운에게 고생소가 실종되었단 소식을 알려준다해도, 그녀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이 일은 오히려 고약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었다. 이것 역시 고생소가 바라는 일이 아닐 테니, 무슨 일이 있어도 고약운에게는 비밀에 부쳐야 했다.
좌상진이 가라앉은 눈빛으로 시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사실을 약운이에게는 절대 알려선 안 된다고 모두에게 전해라. 이 명을 어기는 자가 있다면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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