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화. 트집을 잡다
좌상진에게 작별 인사를 고한 후 고약운은 방에 들어가 쉬려고 했다. 그런데 뒤뜰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막 방문을 나선 하임옥을 에워싸고 있었다.
회색 옷을 입은 한 사내가 맨 앞에서 거들먹거리며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하임옥을 내려다보았다.
“너 따위 폐물이 감히 우리 황 소저의 화를 돋운 것이냐? 당장 황 소저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며 잘못을 빈다면, 소저가 너희 두 남매를 용서해 줄 수도 있을 거다.”
황비비는 황 장로의 딸로서, 약종의 사람들은 감히 그 여인을 건드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낯선 사람들은 자기 분수도 모르고 감히 황비비와 대적을 하려 했다. 이건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조금 전 황비비가 찾아와 분부한 일이 있어, 이들도 그 말을 따라 이리로 와 소란을 피우는 중이었다.
회색 옷 사내는 하임옥을 보다가 다시 비웃음을 흘렸다.
‘임 집사가 뒤를 봐주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약종 안에서 집사의 권리는 장로에 비할 수 없었다. 만약 임양의 손에 종주 영패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황비비는 이 두 남매를 약종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임옥은 담담한 눈빛으로 눈앞의 몇 사람을 훑어보다가,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비켜.”
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어이없다는 듯 크게 웃으며, 비웃듯이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폐물인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이렇게 건방을 떠는 거냐? 이렇게 반반하게 생기지 않았더라면, 넌 아마 내 손에 진작 죽었을 것이다.”
사내는 이 말을 하면서 추잡한 눈빛으로 하임옥을 빤히 쳐다보았다. 눈앞의 이 젊은 사내는 팔이 하나 없기는 하나, 여인 못지않게 깨끗하고 청초한 용모를 자랑했다. 특히 한 팔로 다 끌어안을 수 있을 정도로 허리가 가늘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덮치고 싶을 정도였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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