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사제가 서로를 알아보다 (2)
“의성의 제자는 단 한 명뿐이다.”
금제가 손에 들고있던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자는 의성의 제자가 아니야. 내가 찾는 건 의성일 뿐, 다른 일에는 관심 없다.”
황성 안에 있는 곳 대부분을 찾아다녔지만, 백중천의 행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무제 강자인 백중천이 마음먹고 금제를 피하려 한다면, 금제 또한 그를 찾기 어려울 것이었다.
“오라버니.”
갑자기 하초설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말했다.
“오라버니, 언니를 봐서 한 번만 저를 도와주세요.”
금제가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무슨 일이냐.”
하초설은 고개를 들어 금제를 바라보았다.
“며칠 전 의성의 제자가 유풍국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의성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해 그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자 옆에 있던 사내가 저를 아내로 삼고 싶어 했습니다. 그 사내는 벌써 무제 경지에 이른 강자였어요.
아버지께서는 그 사내가 귀찮게 하는 것을 막고자, 저를 육심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셨습니다. 제가 혼인을 하면 걱정할 일이 없다 여기신 거지요.
하지만 저와 육심 사이에는 그저 남매의 정만 있을 뿐, 다른 감정은 없습니다. 무제 경지의 사내든 육심이든, 저는 아무에게도 시집가고 싶지 않아요. 오라버니, 제발 제가 이곳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금제의 안색은 시종일관 평온했으며, 아름다운 금빛 눈동자에선 어떠한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창밖 거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하가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해질 정도로 큰 위기가 찾아온다면 그때 가서 돕겠다. 다른 일은 돕지 않을 것이다.”
그 말에 경악한 하초설이 금제의 우아한 옆모습을 비통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사내의 마음이 이 정도로 독하단 말인가. 이렇게 거절당하리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오라버니가 하가를 도와주는 게 정말 하약운 때문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하초설 자신은 죽은 사람보다 못하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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